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에 '아는 변호사'님의 영상 하나가 떴다. 한번 본 영상이 그다음 영상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결.신.이.신.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의 앞글자만 딴 표현이다. 미혼일수록 결혼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변(아는 변호사)님께서는 사람들이 '이혼 상담은 받는데, 결혼 상담은 받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셨다. 나도 동감했다. 결혼을 할 때쯤이면, 결혼을 약속한 상대방에 대한 객관적인 지적은 흠잡기처럼 느껴져서 '좋은 관계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덮고 넘어가고, 덮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맞춰 사는 거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등등의 말로 자신을 설득한다.
물론 다 옳은 말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덮지 말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맞춰사는 범주를 넘어선 자기 기만에 이르러야만 지속할 수 있는 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그 여부를 법률혼인 결혼 전에 냉철하게 구분을 해야만 한다. 애정이 깊어진 관계에서 관계를 정리하는 게 감정적인 면에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종신계약이므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즉 무를 수 있을 때 물러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변님이 이혼을 부추기시는 분은 아니다. 되려 결혼은 좋은 것이라고 하신다. 다만, '제대로 된 결혼을 하라'고 하신다. 그러려면 지인(사람의 됨됨이를 잘 알아보는 것)이 되어야 한다. 물론 타인에 대한 지인도 되어야 하지만, 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나 자신에 대한 지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아변님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
아변님은 이혼 전문 여성 변호사이시다. 아변님이 여성분이시라고 해서, 여자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지 않으신다. 남녀의 개념을 초월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신다. '내가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이혼을 했다'라고 명백히 밝히시는 분이다.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하셔서 영상과 도서 등 매체를 통해서 알려주시는 게 (모르는 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혼소송이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이미 관계가 밑바닥이기 때문에 이혼까지 이르렀고, 그 진흙탕속에서 빠져나오는 게 소송이 되는 것이라고.' 기가 막힌 촌철살인의 말씀이셨다.
법률혼인 결혼은 많은 권리와 동시에 의무가 생기는 종신계약이다. 계약서에 도장 함부로 찍는 거 아니다. 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도장 찍어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보통 결혼절차는) 결혼 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계약내용을 일일이 문서화하지 않고 각자가 결혼하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기대와 동의하에 체결된다. 문제는 계약 기간이 종신이다.
결혼이 해소되는 경우는 사망과 이혼 두 가지뿐이다. 민법은 법률혼에 적용되는 게임의 규칙과 같은 것이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도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공략집을 공부하는데 여러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는 법률혼을 결정하면서 게임의 규칙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면 그 결혼은 이미 실패가 예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결혼을 남녀의 애정의 연장선으로만 풀이하지 않고 법률적 계약관계로도 풀이해주시는 관점에 결혼에 대한 내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인복이 좋다는 것은 꼭 직접 만나는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이 '올해 운세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혼자 있는 게 좋은 사람인데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게 다 무슨 소용이야.'라고 그 사람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 말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게 되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내 인생에 좋은 사람이 들어온다는 것은, 좋은 사람이 쓴 저서에 내 인생이 바뀔만한 영향력을 받게 된다는 말일 수도 있고, 우연히 신청한 강좌를 통해서 영향력을 받을 수 있는가 하면, 이렇게 알고리즘이 알려준 영상 클립 하나로 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삼 감사하다.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시공을 초월한 만남이 이뤄진다는 것이.
책은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여러 사건들을 접하신 경험을 토대로 '결혼 전에 겪는 문제들',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 '이혼 후의 유쾌한 삶을 위한 조언'으로 크게 범주화되어 있다. 막연히 궁금할 순 있지만,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는 불편할 수 있는 그런 질문들에 명쾌한 답을 주신다.
맺으며
가능만 하다면 제가 좋게 읽은 책 구절을 전부 옮겨놓고 싶지만, 저를 거쳐서 전달되는 내용보다는, 직접 아변님의 책을 읽으시고 스스로 느껴보시는 게 더 귀한 독서가 되리라 생각하기에 이쯤에서 글을 마칩니다. 아변님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시고, 아변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게 된다면 이 책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도 흔쾌히 읽어보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변님은 독자인 저를 모르시겠지만, 아변님의 유튜브를 보고, 아변님의 책을 읽다 보면 든든한 뒷배가 생긴 느낌적인 느낌이 들곤합니다. '나 혼자만 느끼는 내적 친밀감'이 형성됩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든든하게 조언해주시는 아는 변호사 한 분 알아두시길 추천드립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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